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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5년간 진행된 이 시리즈가 국내 피아노 음악계에 훈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공로는, 앞으로의 연주회의 기획과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아울러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흐 스페셜 리스트, 바흐를 닮은 연주자란
이름이 새삼스럽지 않게, 그는 어느덧 바흐와 동일시되는 존재가 되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장소에서 사뭇 긴장된 표정이 역력히 보였다.
조금 피부가 메마르게 보이고 ‥‥.
＂평소 술을 잘 못합니다. 일년에 두세 번 정도 마실까요? 그중에서 두 번은 머리가 아파옵니다.
아마 술이 저를 거부하는건지 모르죠 ‥‥(웃음). 다행히 어제는 머리가 아프지는 않더군요.＂
와인 한 병을 모두 마셨다는 그에게, 그래도 술자리의 분위기는 좋아하는지 물었을 때 ＇그건
그렇죠＇라고 대답한다. 참 소탈한 사람이다.
＂요즘 연습이 너무 힘들어요. 평균율 클라비어 제2권인데 그 중에서 22곡과 23곡에서
며칠째 머물고 있습니다. 22곡 푸가가 왜 그리 힘든지, 아마 제가 연주한 바흐 곡 중에서
토카타 이래로 이만큼 고생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연주에 대한 고민, 이제 마지막이 될 바흐 전곡 무대에 앞선 무게감이 강충모에게 술을
권하게 했는지 모른다.
바흐
대장정, 마지막 무대가 오른다.
오는 12월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강충모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의
열번째 무대가 오른다. 지난 5년간 연 2회의 기획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던 강충모의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는 이번 10회를 맞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지막＇이라는
것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있을 법한데‥‥.
＂시원합니다. 5년 동안 바흐를 연주하면서 어느 정도는 지쳤죠. 그동안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았어요. 바흐 연주도 있었지만 협연도 하고 앙상블도 하고, 쉴 틈이 없었답니다.
지금 같아서는 빨리 마무리하고 싶지만, 막상 모든 연주가 끝나면 글쎄요 ‥‥ 허전하고
섭섭하고, 또 허탈할 수도 있겠지요?＂
이날 강충모가 연주할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2권 전곡은 전체 24곡이 프렐류드와 푸가로
짜여진 작품, 바흐가 제1권을 작곡한 20여 년후에 작곡했지만 1권과 형태도 같고, 두
시간을 훌쩍 넘기는 연주시간도 비슷하다.
＂이번에는 피아노 위에 악보를 놓고 연주하려고 해요. 악보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것으로
시도해 보려고 하는데, 국내 모 업체에서 제공한 전자 악보를 사용합니다. 악보를 놓고
연주를 하다보면 옆에 않은 페이지터너(Page Turner)도 신경 쓰이는 편이고, 종종
집중력에 방해될 때도 있어요. 물론 악보를 놓고 하니까 음악의 내부적인 모습보다 단순히
음을 따라가는 외향적인 연주가 될 우려가 있지요. 그래서 연습할 때만큼은 곡 자체가 가진
모습,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그리고 글렌 굴드 ‥‥
강충모의 바흐 피아노 전곡 시리즈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청중들 사이에서 고정 팬이 생기고
유난스레 인기가 높아가도, 여느 연주자 정도 밖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콧대 높은 애호가＇들이
움쩍 놀란 일이 있었다. 3회째였던 2000년 4월 예술의전당에서 있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굉장한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이 반응이 이어져 2001년 발매된 실황 음반은 명 피아니스트이자
교수인 레온 플라이셔로 하여금 ＇골드베르크 음반사에 있어서 뛰어나게 자리매김할 장관을
이루는 연주＇라는 극찬을 받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이제 강충모는 그의 네임밸류로도
충분히 관객을 이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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