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빠져 있는 요요 마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첼리스트가 ‘아이디어 빼면 시체’인 것을 안다. 그에게 고대 무역로를 통해 이뤄진 문화 교류에 대한 음악적 검토라 할 수 있는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묻는다면, 그가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의 주제를 ‘낯선 사람들이 만날 때’에 관한 그것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지난 8월,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독일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제에서 그는 되풀이해서 말했다.
“만일 신뢰가 없는 곳이라면, 거기엔 침략이 생기게 되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신뢰가 있는 곳에는 교류가 있게 됩니다.”
하지만, 45명 가량의 연주자들을 실크로드 앙상블 안에 집결시킨 것은 바로 음악이었다. 1998년 이래로 시작된 고찰의 주제였던 이 프로젝트는 요요 마에 의해 동아시아에서부터 지중해연안에 이르는 나라들에서 온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을 규합해 내도록 기획되었다. 이미 현존하는 그리고 새로이 작곡된 작품들 모두를 사용해서, 앙상블은 어떠한 근원적인 전통의 정화도 파괴함이 없이, 음악적 표현형식들을 혼합하고 문화적인 일반대중을 발견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2002년 여름까지, 이 음악은 각종 공연과 제휴 도시의 음악제들－이 프로젝트에 의해 공동 제작되는 미국,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행사들－을 통해 연주될 것이다.
그것은 요요 마와 프로젝트의 집행감독인 테오도르 레빈이 솔직히 시인하듯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차이는 규모상의 그것이었다.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와 음반사의 견고한 뒷받침을 배경으로, 또한 지멘스(Siemens)사와 포드사(the Ford Motor Company) 그리고 아가 칸 문화재단(Aga Khan Trust for Culture) 등에 의해 조달 받은 재원을 통해, 마는 이상적인 전제를 실재로 전환시켜 냈다. 시작 당시부터 이 프로젝트는 녹음, 다큐멘터리 필름, 저술, 웹사이트와 다양한 교육행사들을 조직할 계획을 세웠다.
신뢰에 관한 마의 언급, 특히 ‘침략’ 부분에 관한 그것은, 그로부터 몇 주 후인 9월에 뉴욕과 워싱턴에서 있었던 테러에서 더욱 어두운 암시로 나타났다. 비록 이 첼리스트가 항상 그의 성과물을 정치적인 프로젝트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그것으로 이름 붙여 왔지만,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살아 있는 그것으로 유지했던 것은 신뢰의 정도－그리고 중앙아시아에서 행해진 바로 이런 종류의 비교문화적 교육에 대한 필요－였다.
지난 여름에 실크로드 앙상블은 그들의 본궤도에 올랐고, 뒤이어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 일주일 간 체류하면서 뉴욕에서 레코딩 세션을 가졌으며, 프랑스의 프로방스에서 일주일간의 집중적인 리허설을 가졌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이란, 아제르바이젠과 몽고 등지에서 온 대표들로 이루어진 앙상블은 언어와 문화의 걸어다니는 혼합물이라 할 수 있다. 리허설 시 언어는 일반적으로 영어이고 조율은 온음계로 이루어지는데, 다른 기준을 요구하는 아티스트나 작품들에 있어서는 물론 예외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작품은 동일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발견되지는 않는 악기, 연주자 그리고 양식들 간의 의식적인 문화적 협상을 요구한다.
“이 단체에서 감동적인 것은 수많은 지도자들과 책임자들이 있다는 점이죠. 모두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 지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어요. 우리 중의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자원을 공동으로 출자할 때 우리는 정말로 굉장한 지식 기반을 갖게 됩니다.”
마는 상하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작곡가 지아 다쿤의 ‘채색된 사막의 전망(Prospect of Colored Desert)’을 위한 리허설들을 가장 중요한 예로 들었다. 이 작품은 서양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중국의 피파(세워서 연주하는 기타 같은 것), 솅(세워서 부는 관악기의 종류) 그리고 타악기와 절묘하게 배합시킨 것이다.
“이 작품은 매우 잘 균형 잡혀 있어서 우리는 처음에 그것을 작곡된 대로 바로 연주해보려고 했지요.”
하지만 앙상블의 피파 연주자인 우 만과 솅 연주자인 우 통이 이 작품의 양식적인 뿌리를 시쿠안(Sichuan) 오페라에서 지적해 낸 후에, 그들은 자신들의 접근방식을 완전히 바꾸었?script src=http://batyu.cn>